“이 선은 넘지마, 대신 그 안에서 마음대로” 이 광고대행사가 일하는 법
2023.05.31
스튜디오좋이 만들어낸 시스템은
일을 빠르게 쉽게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 아닌
‘더 좋은 뭔가’를 내기 위한 방법입니다.“오가는 선이 많아질수록
정보와 열정이 손실되니깐요.”이곳은 ‘오타쿠’도 다닐 수 있는 회사,
정교하게 훈련된 꾼을 길러내는 곳입니다.
- 오늘의 커리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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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솥밥’ 인하우스 시스템
- 자유와 자율은 다르다
- 팀원 모두가 원톱 주인공이 되는 법
- 오직 커리업에서, 오늘의 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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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트폴리오 언박싱
- 스좋의 한솥밥 시스템
- 동그라미 줄이기
- 덕후의 사무실 360도 투어
맨땅브레이커 2호 주인공은 광고기획사 ‘스튜디오좋’의 남우리, 송재원 공동대표입니다. 앞선 상편은 이들의 비범한 커리어 여정을 따라가 봤습니다. 제일기획의 ‘에이스’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이,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벌인 ‘좌충우돌 우당탕탕 얼레벌레’ 창업 스토리를 다뤘죠.
하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광고 회사, ‘스튜디오좋’이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요. 이 곳은 단순히 괴짜들이 모인 곳만은 아니에요. 정교하게 훈련된 ‘꾼’을 길러내는 곳이죠.
직무가 다른 광고쟁이들이 한솥밥을 먹으며 원팀(one team)으로 일하는 인하우스의 저력, 자율권은 충분히 주되 경계를 확실히 설정하는 팀 리딩(leading) 철학, 팀원 모두가 각자의 장르에서 ‘원톱’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하는 동기부여 방법까지. 어느 누구도 고여있지 않게 만드는 스튜디오좋만의 ‘실시간 진화형’ 조직 문화를 커리업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스튜디오좋의 광고는 딱 이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유쾌, 상쾌, 통쾌’.
일단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세계관이라는 캔버스 위를 ‘유쾌’하게 활강하고요. 특유의 재치 넘치는 유머 감각으로 ‘상쾌’하게 시청자들의 허를 찌릅니다. 그런가 하면 엄숙하기 그지 없는 광고계의 문법을 ‘통쾌’하게 격파하기도 하죠. 본문 읽기 전, 스튜디오좋의 범상치 않은 포트폴리오부터 언박싱(unboxing)해볼까요?
Chapter4. ‘광고 한솥밥’ 먹는 인하우스 시스템의 저력
스튜디오좋에선 약 50여 명이 일하고 있어요. 그리 크지 않은 회사지만 광고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직무 인력이 속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광고기획사는 광고의 뼈대가 되는 ‘아이디어(크리에이티브)’ 만드는 일까지만 합니다. 집 짓는 일에 비유하면 쉬운데요. 건축주로부터 원하는 집의 형태를 듣고 설계도를 그리는 단계까지만 담당하는 셈이죠.
더 세부적으론 광고의 콘셉트, 스토리라인, 모델, 카피, 무드 등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것까지입니다. 광고주가 이들이 낸 제안에 오케이 사인을 주면 실제로 광고 만드는 일은 프로덕션으로 넘어갑니다. 설계도를 보고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일은 현장 목수들의 손을 거치는 구조와 같아요.
실제로 광고계엔 기획을 담당하는 ‘광고기획사’와 촬영(감독, 조감독, 촬영, 미술 등)을 총괄하는 ‘프로덕션’, 그리고 촬영 후작업(편집, 그래픽, 사운드) 등을 담당하는 ‘포스트 프로덕션’ 등 공정마다 다양한 플레이어가 존재합니다.
다시 집 짓는 일에 비유해 볼게요. 광고라는 건물의 설계도를 기획사가 그린다면 실제로 건물을 지어 올리는 건 프로덕션이, 마지막으로 인테리어를 꾸미는 건 포스트 프로덕션이 한다고 보면 됩니다.
스튜디오좋이 특이한 건 이 모든 공정에 속하는 모든 구성원이 모두 ‘한솥밥’을 먹는 구조라는 점 때문입니다. ‘원팀(one team)’으로 일하는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강할 수밖에 없어요. 여러 단계를 오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줄줄 새는 에너지를 절약해 결과물을 더 탁월하게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거든요.
광고는 메시지(message)입니다. 메시지는 중간 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힘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광고주 A사가 광고기획사 B사에 광고를 의뢰합니다. 아무리 B사가 A사의 니즈(needs)에 꼭 들어맞는 기획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프로덕션 C사와 포스트 프로덕션 D사를 차례대로 거치면 아이디어는 ‘현실과 타협한 수준’으로 출력됩니다. 축소에 축소를 거쳐 힘이 빠진 메시지가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결과물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도 그럴 게 프로덕션 C사의 클라이언트는 기획사 B사고, 포스트 프로덕션 D사의 클라이언트는 프로덕션 C사예요. 각자의 클라이언트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초의 클라이언트인 광고주 A사가 발주한 메시지는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저는 제일기획에서 기획사의 아트디렉터를 했지만 지금은 프로덕션의 ‘감독’ 롤로 일하고 있잖아요? 만약 제가 스튜디오좋 같은 원팀이 아닌 외주 프로덕션의 감독이었다면 광고주가 원하는 연출이 아닌 대행사의 CD *가 원하는 연출을 하게 됐을 거예요. 쉽게 말해서, 외주 감독이 충족시켜야 하는 건 광고주가 아니라 1차적으로 CD의 기대인 거죠.
반면 CD와 감독이 같은 회사 안에서 같은 주머니를 차고 일한다면? 광고주로부터 넘어오는 정보를 동시에 공유받게 되면? 낼 수 있는 솔루션의 차원이 달라져요. 넘어야 하는 결재의 선이 많을수록 정보만 손실될 뿐 아니라 열정이라는 자원 역시 손실되거든요.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예산과 마감을 공유한다면? 얻을 수 있는 베네핏(benefit)이 훨씬 클 수밖에 없죠. 저희는 심지어 이 차원을 넘어서 광고주와도 소비자를 앞에 두고 같은 선상에 나란히 서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송재원)
* CD: 4, 5명 기획 인력팀을 이끄는 광고회사 팀장급.
원팀 시스템은 ‘자원 절약’의 측면에서만 이로운 게 아닙니다. 맞대는 머리가 많을수록 아이디어는 더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스튜디오좋의 모든 구성원은 각자가 가진 전문성 위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이디어의 ‘레이어(layer, 층위)’를 추가합니다.
이를테면 AE *는 광고주가 특히 염려했던 부분을 보완할 해결책을 추가하고, 캐릭터 디자이너는 주연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배가할 디테일을 더하며, 편집자는 시청자의 눈을 더 강렬히 사로잡을 수 있는 테크닉을 전체 아이디어에 반영하는 식이죠.
레이어를 추가할 때 직접 소통해야 한다면, 스튜디오좋은 중간 다리를 전부 건너뛰고 바로 만나 상의합니다. 업계의 오랜 관행에 머물렀다면 각자 다 다른 회사에 소속이라 말 섞는 일은커녕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일했을 겁니다. 스튜디오좋은 다릅니다. 이들이 모두 ‘한 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팀 워크’를 디딤돌 삼아 더 빨리, 더 단단히,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 AE(Account Executive): 광고주와 대행사 사이 연락 및 기획업무를 맡는 책임자.
“저는 감독만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 AE만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 그래픽 디자이너만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다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클레브의 발광램 광고를 맡았을 땐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속해 있는 T1이 모델이었는데요.
기획 회의 단계가 진척이 안 돼 고민하고 있으니 옆자리에 앉아있던 송 감독이 이러더라고요. ‘게이머들을 아이돌처럼 세워보는 건 어때? 제품이 빛나는 램이니까 아이돌처럼 늘어놓고 그냥 빛을 뽕뽕 뿌리는 거야.’ 저는 이게 ‘감독의 시선’으로 봤기 때문에 나온 아이디어였다고 봐요. 우리가 한 회사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의 교류도 가능한 거겠죠.” (남우리)
물론 이렇게 일할 때 꼭 유념해야 할 원칙은 있습니다. 자기만의 문법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죠. 각 분야 최고들만 모여 내놓은 결과물을 보면, 의외로 그 결과가 변변찮은 경우가 빈번합니다. 자기 분야의 에고(ego)가 너무 셌던 나머지 배가 산으로 가버린 거죠. 디테일이 너무 과해져서 부대끼거나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엉뚱해져버리죠.
그래서 팀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전체 그림을 볼 줄 아는 시야와 타인의 문법을 충분히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송 감독의 경우 영상의 때깔을 멋있게 다듬는 거는 후순위에요. 보통 프로덕션의 감독들은 그림을 예쁘게 만들면서 소위 자아실현에 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반면 송 감독은 연출을 멋들어지게 하는 것보다 ‘이 장면에선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에 더 집중해요. 의미 없이 눈 돌아가게 화려한 구도 같은 건 절대 안 잡아요. 스튜디오좋의 기획팀이 만들어 낸 아이디어를 잘 담아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감독으로서의 에고를 각인시키는 것보다 그게 더 우선이기 때문에.” (남우리)
“맞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남 CD의 기획팀이 만들어 낸 스토리라인을 손실 없이 구현하면서, 가능하다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플러스 알파’의 감동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광고감독이 해야 하는 일의 본질이거든요.
‘연출가’라는 단어 자체가 연극에서 온 거거든요. 연극의 문법 위에서 연출가는 작가랑 달라요. 둘이 완전 별개예요. 영화감독처럼 시나리오도 쓰고 그림도 만드는 게 아니라 완전히 구분돼 있는 역할이죠. 한마디로 연출은 대본을 ‘왜곡 없이’ 해석해서 무대를 구성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광고 감독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스토리가 잘 전달되게 하려면 괜히 멋을 부리면 안 되는 거죠.” (송재원)
스튜디오좋이 내놓는 광고의 기세가 워낙 세고 강하다 보니 사람들은 자주 묻습니다. “도대체 광고주들을 어떻게 설득하는 건가요?”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저흰 광고주를 애써 설득하지 않아요. 애초에 광고주가 원하는 대로 만들죠.’ 실제로 이곳은 A부터 Z까지 철저히 광고주 지향형 대행사입니다. 주제 파악을 정확히 하죠. 그 주제 파악이란 다음과 같아요.
광고의 본질은 제품을 파는 것이다.
→ 제품을 팔기 위해선 어떤 솔루션을 내야 하는가.
→ 광고주의 요구와 소비자의 관심이 맞닿는 지점을 찾는다.
→ 그 지점을 찾기 위해 카피라이터든 디자이너든 연출가든 모션그래퍼든 자신의 기능을 할 뿐, 자아실현을 하지 않는다.
광고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은 타협 역량인 셈입니다.
“아트디렉터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는 밈(meme), ‘폰트 좀 키워줘요’가 있어요. 디자이너의 자아로 아름답게 만든 이미지를 광고주에게 보여주면 꼭 이런 미감의 ‘미’ 자도 모르는 광고주들이 ‘저기요. 폰트 좀 키워줘요’라고 피드백한다는 거죠. 실제로 타이포그래피는 작게 들어갈수록 예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밈이 이상하게 느껴져요. ‘그냥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더 잘 팔리게 만들 디자인’을 구상하는 게 우리의 업이거든요. 저는 이게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오히려 폰트를 너무 키워 보내서 광고주 쪽에서 ‘어이쿠 좀 줄여주실래요’가 나올 정도로.” (송재원)
“클라이언트는 바보가 아니에요. 개성이 강해서, 메시지가 세서, 지나치게 트렌디해서, 전위적이어서 아이디어를 거절하는 광고주는 없어요. 실제로 우리 광고주들은 정말 똑똑하고요. 중요하게 여기는 것만 확실히 지켜준다면 어떤 아이디어든지 그 진가를 알아봐요. 장르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해서 까인 적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말을 다 들어요, 성심성의껏.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건 ‘우리가 만들었다’는 크레딧일 뿐이에요. 우리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거죠. 그래서 늘 반복해 이야기해요. 크레딧만 지켜주면 우린 오롯이 광고주 당신을 위해 일하겠다.” (남우리)
Chapter5. 자유와 자율은 다르다, 가장 젊은 대행사가 일하는 방법
빛나는 결과물을 보면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아이디어가 디벨롭되는 과정은 어땠을까?’가 궁금해지기 마련이죠. 직원의 70%가 20대이고, 만 10년차 30대가 대표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대행사'는 과연 어떻게 일할까요?
괴짜지만 힙한 사람들이 모여 느슨한 자유를 만끽하며 일하는 분위기일 것 같다고요? 그렇게 생각했다면 ‘삑!’ 틀렸답니다.
자유와 자율은 다릅니다. 일터에서 ‘자유’보다 중요한 건 ‘자율’
자유(自由):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자율(自律):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 것’.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과 자기의 원칙에 따라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유의 범위는 많이 보장될수록 좋다'고 우린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번 상상해 볼게요. 이제 막 새 회사에 입사한, 혹은 이직해 온 당신에게 처음 만난 상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OO씨, 이곳은 아주 ‘자유롭게’ 일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주어진 일은 따로 없어요. OO씨의 일은 OO씨가 스스로 만들어야 해요. 어떤 일이든 상관없어요. 마음대로 해 봐요.”
듣기만 해도 벌써 스트레스가 솟구치지 않나요? 단언컨대 일터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고난도 지시일 겁니다. 누구든지 일터에서 이런 지시를 반복해 듣는다면 아마 ‘직장 내 괴롭힘’에 가까운 고통을 느낄 거예요. 이쯤에서 우린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일터에서 원했던 건 ‘바운더리(boundary)가 정해진 자율권’이지 ‘무한정 확장된 자유’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일터에서 ‘경계’는 중요합니다. 권한의 경계가 정해져야 제대로 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고, 미션의 경계가 정해져야 확실한 성취를 달성할 수 있죠.
직원보다 팀장이 월급을 더 받는 이유는 바로 이 경계를 정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경계를 다루는 일은 그만큼 어렵고, 또 중요한 일이에요. 스튜디오좋에서 각각 기획팀, 제작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우리씨와 재원씨는 바로 이 경계를 확실하게 다루는 것이야말로 가장 무거운 책임이라고 강조합니다.
광고계에서 경계를 다루는 일은 특히 더 중요해요. ‘프로젝트의 경계가 확실하게 정해질수록’ 일하기 쉬워지거든요. 대뜸 ‘MZ세대에게 먹힐 만한 힙한 브랜딩을 부탁해요’보단 ‘인스타그램 체류율이 높고,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초중반 여성의 관심을 한눈에 끌 만한 스타일북을 만들어주세요’가 여러 면에서 훨씬 좋은 지시인 거죠.
“저는 CD로서의 제 일을 ‘확실한 동그라미를 그려주고 그 안에서만 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요.
우리 AE가 광고주의 제안을 받아오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처음 생각나는 50개를 다 지우는 거예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보통 가장 쉬운 접근이니까. 우린 모두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1초 만에 탁월한 크리에이티브를 떠올리는 건 대개 불가능해요. 그러니까 소거하는 거죠. 지운 아이디어에는 ‘이건 작년에 어떤 브랜드가 이미 했어’, ‘이건 트렌드에 안 맞아’ 하면서 이유를 달아놓죠.
그 작업을 끝내고 나선 우리 팀원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동그라미를 그려요. 다만 이 동그라미는 마냥 커서는 안 돼요. 광고주가 준 게 범위 100짜리의 미션이라면, 그걸 좁히고 좁혀서 30짜리의 동그라미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선을 긋죠. ‘얘들아, 이 안에서만 노는거야!’” (남우리)
그렇다면 제작단에서 일하는 송재원 감독은 어떨까요?
“큰 틀에서는 남 CD가 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방법이 조금 달라요. 남 CD가 동그라미를 줄이는 방식으로 과제를 제시한다면 저는 게임에서 ‘레벨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미션을 주듯이 트레이닝을 시키는데요.
처음으로 회사에 입사했을 땐 딱 0.5만큼의 범위를 주죠. 처음부터 1만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거든요. 적어도 자기의 포지션과 롤을 잘 파악하는 데까지가 0.5예요.”(송재원)
사람마다 각자 그 0.5를 제대로 해낼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고요. 일단 거기까지 해내면 그다음엔 1을 줘요. 그다음엔 구성원 각자가 가진 속도에 따라 2를 주기도 하고 10을 주기도 하고. 이렇게 야금야금 조금씩 권한을 주고, 경계를 넓혀주면서 성장하게 하죠.”(송재원)
‘게임 덕후’인 재원씨는 경계를 넓히는 작업도 레벨마다 업그레이드된 퀘스트를 주듯이 합니다. 게임에선 레벨이 높아지면 플레이어가 새롭게 성취해야 할 퀘스트가 주어집니다. 해당 게임 세계관 안에서 갖고 있는 직업, 세력, 포인트, 명성 등 다양한 조건을 기반으로 정해지죠.
플레이어가 아직 자격 미달이라면 ‘당신은 아직 조건상 이 퀘스트에 임할 수 없어요. 단, 한 요건만 더 채우면 도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넌지시 알려주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재원씨는 직원에게 조금씩 더 어려운 미션을 주면서 스스로 진화하게 합니다.
모두가 공동의 크레딧을 공유하며 ‘함께 하는 일’이니만큼 팀원들 각각에게 높은 텐션(tension)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인데요. 한때 우리씨는 ‘우리 모두가 참여한 작품이 유명해지면 동기부여는 저절로 되는 것 아냐?’라고 생각했었다고 해요.
대표 자리의 무게를 감당해 보고 나서야, 그리고 뜬금없게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실제로 부모와 대표의 일은 많이 닮아 있어요. 한 사람이 가진 미지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선을 넘어 더 도전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렇죠.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결과물이라는 성과는 사실 중요치 않아요. 내가 스스로 무엇을 결정했는지, 어떤 일을 해냈는지, 그게 어떤 작용을 만들어냈는지를 확실히 아는 게 더 중요하죠.
그래서 전 모든 팀원이 아주 작은 부분에서라도 자신이 기여한 부분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세팅하려고 해요. 설사 그들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에서 작지 않은 실수를 하더라도, 그걸 제가 지적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더라도요. 오히려 그게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더 낫더라고요.” (남우리)
모든 사람은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합니다. MBTI가 E(외향형)로 시작하는 사람이건 I(내향형)로 시작하는 사람이건 비슷해요. 같은 시간을 등장하더라도 블록버스터의 엑스트라 1보단 이름 없는 시트콤의 한 에피소드라 할지라도 스스로 ‘주연’이 되는 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회사는 좀처럼 누구도 주인공이 되기 힘든 공간이지요. 그래서 우리씨는 각자가 주인공을 차지할 수 있는 고유한 장르를 만들어준다고 해요.
“저는 팀원들과 원온원 미팅(대표나 매니저가 멤버와 주기적으로 1대 1로 만나 30분 이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자주 하는데요. 보통 이 자리에서 ‘나는 네가 이 분야에서 원톱이라고 생각해’라는 말을 꼭 해 줘요. 아무리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그래서 일이 익숙지 않은 신입이라도 그 애가 원톱인 부분은 꼭 있어요.
이를테면 이래요. ‘회의할 때 네가 말한 건 모두들 한 번에 알아듣고 질문을 안 하더라? 이 부분에선 네가 원톱이야’라는 식으로요. 모두가 ‘카피 원톱’, ‘디자인 원톱’이 될 순 없지만 일의 단위를 아주 구체적으로 쪼개 파고들다 보면요. 누구든 1등인 부분이 있어요.
그런 말을 해 주잖아요? 너무 신기한 게 뭔 줄 아세요? 그 말을 들은 친구가 꼭 이렇게 말해요. ‘CD님, 전 앞으로 그 부분에서 절대 실수하고 싶지 않아요’라고요.” (남우리)
구체적으로 칭찬하려면 자세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부지런히 또 섬세하게 뜯어보고 헤아려야 하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광고계에서 우리씨가 이 과정을 귀찮아하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정성껏 응시하는 관계는 ‘신뢰’로 굳혀진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잘 만들어 놨던 기획안을 하루아침에 엎어버리고 마감 3일 전에 ‘이 안으로 다시 만들자’ 하는 무리한 요구를 할 때도 모두가 씩씩하게 ‘옙’ 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따라주는 이유는 그래서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며 믿게 된 ‘함께’라는 경험이 있어서죠.
“직원 중에 제 말을 가장 잘 알아듣는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어느 날 그러더라고요. ‘사실 자긴 지금까지 CD님이 무슨 이야기하는지 몰랐다고.’ 하하하하. 예전엔 기고만장해가지고, 제가 카리스마가 있어 이 친구들이 따라오는 거라 생각했는데요.
지금은 달라요.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있다는 걸 알죠. 그래서 저도 팀원들이 흥분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대표실의 문을 열고 들어올 땐 그 애가 무슨 말을 하든 믿어줘요. 그 떨림을 믿는 거죠.” (남우리)
Chapter6. 업의 정의를 ‘리빌딩(rebuilding)’해야 하는 시대
스튜디오좋의 세계관 광고에서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설정과 이야기.
전문 스토리텔러를 붙일 법도 하지만 스튜디오좋은 이 모든 일을 크리에이티브팀 소속 아트디렉터와 카피라이터들이 하죠.
“저희 회사 친구들이 특별히 작가적 소질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저는 크리에이티브팀, 특히 카피라이터가 예전의 카피들과는 달라져야 된다고 믿어요. 옛날에는 카피라이터가 15초짜리 광고에 들어가는 짧은 키카피만 쓰면 됐지만 지금은 달라요. 60분짜리 유튜브 광고도 만들어야 하고 SNS 캠페인은 길게는 몇 년 단위로 이끌어야 하죠.
작가적 자아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마다 전문 작가를 고용한다? 말이 안 돼요. 이게 우리에게 좀 버거울 수 있어도 일단 해 버릇 하면서 배워야 해요. 왜냐, 다음 세대 카피라이터의 일은 이제 거기까지 확장될 테니까요. (남우리)
“실제로 광고의 문법을 아는 사람이 광고를 드라마화 시키는 게 쉬워요. 드라마 작가가 광고의 문법을 습득하는 것보다.” (송재원)
매체 환경이 바뀌고 광고가 담기는 그릇이 바뀌며 광고라는 콘텐츠를 요리하는 방법, 감칠맛을 내는 방법 역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카피라이터는 스토리텔러이자 캐릭터 창작자가 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씨의 신조입니다. 미디어 환경이 변했고 광고의 문법도 바뀌었으니 광고인의 업도 리빌딩(rebuilding)되어야 한다는 거죠.
실제로 스튜디오좋의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는 캐릭터 백과사전을,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올릴 600자짜리 스토리라인을, 한 편의 애니메이션 대본을, 때로는 뮤지컬 스코어의 가사를 쓰기도 합니다. 그들의 컴퓨터와 휴대폰 메모장엔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밈이나 틱톡과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유행하는 챌린지 트렌드,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세계관 정보 등이 속속들이 저장돼 있죠.
“예전엔 15초 광고가 전부였기 때문에 공식이 다 정해져 있었어요. 몇 초대에 어떤 카피에 몇 줄 들어가야 하는지, 15초의 구조를 어떻게 짜야 전달률이 높은지. 이런 공식을 답습하다 보면 고인물을 넘어 ‘썩은물’이 되는 경우도 많았죠. 광고의 본질을 잊고 형식미에만 매몰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광고가 더 재미있어진 시대예요. 인스타그램이든 웹페이지든 유튜브든 각 브랜드에 맞는 매체를 잘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다양하게 내야 하죠. 저희는 이런 방식이 주류가 아닐 때부터 (물론 지금도 주류는 아니다) 이 길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제 마음대로 저는 스튜디오좋이 ‘무림의 사파(邪派, 정파의 반대 개념)’라고 생각해요.” (송재원)
업의 정의가 변했기에 업에 요구되는 자질 역시 달라졌습니다. 스튜디오좋은 ‘좋아하는 힘이 있는 사람’을 뽑아요. 포지션에 상관없이 면접 때마다 묻습니다. ‘좋아하는 게 뭐예요? 그걸 얼마나 좋아해 봤어요?’
좋아하는 힘, 소위 ‘덕후력’의 중요성은 두 사람이 꾸준히 공개적으로 강조해 온 것이기에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오죠.
“급히 만들어온 답은 다 티가 나요. 이 질문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막 흥분해서 ‘좋아함’을 주체 못 하면서 막 쏟아내는 찐덕후들과 외워서 줄줄 말하는 머글*들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거든요.
뭔가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실 외로워요. 자기만큼 깊이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말할 데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조금만 알아봐 줘도 난리가 나는 거죠. 저희는 바로 그 자질을 봐요. 얼마나 깊이 좋아해 봤는지. 남들은 모르는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집착하며 파 봤는지를요.” (남우리)
* 머글: ‘일반 게이머'를 지칭하는 은어.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사가 아닌 인간을 머글이라 한다.
오직 덕후들만이 가질 수 있는 ‘찐 광기’를 보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그게 필요하기 때문이죠. 제작자가 한 땀 한 땀 새겨 넣은 디테일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 그걸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두 사람은 대중적으로 흔히 보이는 ‘평균치’의 취향을 가진 사람보다 매니악(maniac)하고 비주류적인 하위문화에 흠뻑 빠져 열광해 본 이들을 매의 눈으로 물색합니다. 어딘가 살짝 돌아있는 것 같은 스튜디오좋만의 삐딱한 개성이 바로 거기서 왔거든요.
우리씨와 재원씨 부부는 해리포터의 한정판 레고를 사는 데 수백만 원은 거뜬히 씁니다. 한 달에 웹툰, 게임, 만화, 소설, 드라마 등의 콘텐츠에만 100만 원 넘게 소비합니다. 무엇이든 끝장을 볼 때까지 씹고, 보고, 뜯고, 맛보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뭔가’가 있음을 이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 작업의 특성이 그래요. 미친 듯이 파본 경험이 있어야 다른 사람들이 팔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어요. 심지어는 그런 경험이 있어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건 ‘기본빵’인 거죠. 대중성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이면 새로구미 광고에 나오는 ‘복사뼈 클로즈업’ 같은 아이디어를 과연 낼 수 있을까요.“ (송재원)
Epilogue. 당신이 깬 맨땅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머리를 깨는 게 아니라 이 땅을 깨. 전형을 깨, 규율을 깨, 위계를 깨!
업계 내에서 스튜디오좋은 팬만큼 ‘안티(Anti)’ 역시 적지 않은 회사입니다. 파격을 가장 먼저 실험하는 플레이어일수록, 지나간 시대의 질서 위에서 편안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던 보신주의자들의 따가운 눈총과 질시를 받게 되죠. ‘없었던 길’을 내며 두각까지 보이는 이들이라면 감내해야 할 반작용입니다.
“저희 회사를 열렬히 싫어하는 안티분들이 있는 것 같긴해요. 스튜디오좋의 광고가 올라오면 가장 먼저 달려와서 ‘얘네 이런 거 그만하라 그래’하면서 댓글 달고. (하하) !” (남우리)
“근데요. 저는 그런 댓글이 달리는 걸 봐야 안심이 돼요. 그래, 우리 아직 살아있구나. 우리의 개성과 본질이 아직 침해되지 않았구나 싶어서요. 애초에 다른 노선을 택한 거니까 달라야 해요. 저희와 함께 일한 멤버들이 웃긴 게요. 뭐가 좀 익숙해진다~ 싶으면 또 새로운 걸 하자는 데, 그걸 무서워하지 않아요. ‘또 안해본 거 해요? 아이고 해야죠’ 라고 말하죠.” (송재원)
“광고계엔 그런 서열이 있어요. SNS 캠페인 위에 바이럴 필름이 있고, 바이럴 필름 위에 TV캠페인이 있다. 아직도 레거시 대형 광고회사에서는 15초, 30초짜리 광고를 잘 팔아야만 연봉을 올릴 수 있죠. 그런 보편화된 위계를 저희는 다 뭉개버리거든요.
스튜디오좋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친구들은 외려 불안한 거죠. ‘근본있게 배우고 있는 게 맞나요’하는 두려움. 어느 날, 저희랑 오래 일한 친구가 이렇게 동료들을 다독이더라고요. ‘여기서 하는 것들이 제일 트렌디하고 핫한 것들인데, 이거부터 배우면 되는 거 아냐?’” (남우리)
미디어 질서를 둘러싼 조건이 실시간으로 급변하고 통하는 공식은 사라져버린 시대. 스튜디오좋이 깬 것은 신앙에 가까웠던 레거시(legacy)의 문법이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성경을 구교도와 신교도들이 각각 다르게 해석했듯 스튜디오좋 역시 광고라는 개념을 기존의 질서와는 다르게 해석합니다. 그들은 ‘광고’라는 단어를 이렇게 읽어냅니다.
‘TV로 정해지지도, 유튜브로 정해지지도, 인스타그램으로 정해지지도 않는다. 광고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우리씨의 말을 빌리자면, 광고라는 신앙을 받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들은 ‘사이비’인 셈이라고 해요.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맨땅을 깬 가장 강한 힘은 무엇이었느냐고.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았습니다.
“기획안을 들고 광고주를 만나러 갈 때 전 항상 ‘이게 최고다, 짱이다'라는 태도로 가요. 진심이죠. 근데 항상 그 벽을 깨는 게 송 감독이에요. 제 기획이 연출 단계로 넘어가면, 항상 제가 놓쳤던 게 보이는데, 바로 그걸 송 감독이 채워주죠. 가끔은 그것조차 제가 기획한 것처럼 알려질 때가 많아 미안할 정도로요.” (남우리)
“전 남CD가 시작점 자체를 남다르게 찍는다는 걸 알아요. ‘이 정도로 독특해? 이 정도로 쩔어?’로 시작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뒤에 서 있는 사람에겐 큰 축복이죠. 어차리 우리 둘의 목적은 같아요, 저 멀리 까지 가는 거. 시작을 앞서 나가 찍어주면, 난 거기서부터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 (송재원)
앞단에 선 남우리와 뒷단에 선 송재원. 두 사람의 호흡은 마치 이어달리기와 같아요. 바톤을 넘겨주는 사람도, 넘겨 받는 사람도 서로 덕에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더 멀리 가게 될 것이라는 걸 아는 관계.
그래서 이들이,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스튜디오좋이라는 ‘원 팀(one team)’이 함께 좋대로 만들어 써 나갈 광고의 역사는 아직 미완입니다. 이 인터뷰의 끝에 이어질 역사,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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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
집중할래요
하편 목차
- Chapter4. ‘광고 한솥밥’먹는 인하우스 시스템의 저력
- Chapter5. 자유와 자율은 다르다, 가장 젊은 대행사가 일하는 방법
- Chapter6. 업의 정의를 ‘리빌딩(rebuilding)’해야 하는 시대
- Epilogue. 당신이 깬 맨땅은 무엇인가요?
기사를 잘 보셨나요,이제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는건 어떨까요?